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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도, 실효성도 없다…'허점투성이' 신상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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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슐럽 작성일24-01-31 14:35 조회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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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강남 납치·살해 사건' 피의자 7명 가운데 5명의 신상이 공개됐습니다. 고 배승아 양 사망 사건에서는 음주 운전자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죠. 그런데 신상 공개는 언제 하고, 언제 하지 않을까. 지난 2016년과 2018년, 두 개의 살인 사건 둘 다 충격적이고 둘 다 징역 30년이 선고됐습니다. 그런데 한 명의 신상은 공개됐고, 한 명은 미공개입니다. 왜 달랐을까? JTBC가 전문가들과 신상 공개 관련된 사례들을 전수조사했는데 명확한 기준은 없었습니다.

먼저 최연수 기자입니다.

[최연수 기자]

2019년 김다운은 이른바 '청담동 주식부자' 부모를 살해했습니다.

신상공개위는 "범행수단이 잔인하다"며 얼굴을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한 달 뒤 경기도 양평에서 벌어진 강도살인 사건에선 잔인하게 시신을 훼손했는데도 신상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피의자 가족의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였습니다.

비슷한 사건에서 다른 판단을 한 사례는 또 있습니다.

4년 전 서울 신림동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피의자는 "인권 침해 소지가 크다"면서 공개하지 않았는데,

지난해에 동거녀를 살해한 조현진은 "데이트 살인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켜야 한다"는 이유로 공개를 결정했습니다.

2016년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 피의자는 "공공의 이익이 크지 않다"면서 비공개하더니, 2년 뒤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라며 신상을 공개했습니다.

2015년 이후 강력범죄 피의자 신상을 비공개한 27건의 이유를 분석해 봤습니다.

피의자 가족에 대한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게 14건으로 절반을 넘겼습니다.

우발적이었다거나 정신병을 앓고 있었다는 이유가 뒤를 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우발 범죄라거나 심신 미약 상태였다는 주장을 받아들이면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당시에 술 마셔서 기억이 안 난다' 그러면 고의라는 걸 입증할 만큼 충분히 증명이 되었는가 여부가 문제가 되면서 결국 공개대상에서 빠져나가는 거죠.]

[앵커]

신상을 공개했는데도 의미가 없을 때가 많습니다. 오래된 증명사진만 봐서는 누군지 모르기 십상이죠. 만약 명확한 기준으로 공개를 하기로 했다면 할 때는 제대로 해야 된다는 지적입니다.

이어서 유선의 기자입니다.

[유선의 기자]

지난해 서울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스토킹하던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전주환의 신상공개 사진입니다.

그런데 이틀 뒤 검찰 송치 과정에서 공개된 모습은 사진과 달랐습니다.

[전주환/2022년 9월 : 굉장히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시죠.} 정말 죄송합니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여성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경우와 연지호 역시, 사진으로 알아보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실물과 사진이 다른지조차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고유정은 검찰 송치 과정에서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렸습니다.

제주에서 중학생을 살해한 백광석과 김시남은 마스크를 쓴 뒤 모자로 얼굴을 덮어 버렸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신상공개에 신중해야 한다면서도 경찰이 직접 촬영한 사진, 이른바 '머그샷'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장영수/고려대 교수 (경찰청 인권위원장) : 몇십 년 전 사진 가지고 그럴 게 아니라 엄격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공개되는 거라면 머그샷을 찍어서 공개하는 것도 허용해야…]

또 재범 예방 등 실질적 효과를 위해선 출소하기 전 일정 기간을 두고 실물 사진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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